음악의 독특한 가치 중 공간성에 관한 이야기다. 다니엘 바렌보임에 따르면 음악은 공간에서 탄생한다. 기술이 발전하면서 음반 등으로 녹음된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됐지만, 이 모든 것은 음악의 대용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. 그래서 그는 여든의 나이에도 여전히 관객들 앞에서 공연을 고집하고 있다. 오직 공간에서 탄생하는 음악은 소리로만 표현되는 게 아니라며, 침묵의 역할도 강조한다. 악보에서 휴지부로 나타나 있는 침묵의 구간 역시 소리보다 강한 울림과 충격을 전달한다는 것이다. 또한 인생의 일부이기도 하며, 동시에 인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도 해준다는 음악만의 특별한 가치를 생각해 보자.